
내가 복수전공을 정할 때도 난 의도적으로 경제/경영을 기피했다. 청개구리 같은 마음이 컸는데, 경제/ 경영은 취업이 잘 되니 난 오히려 경제/ 경영을 그런 이유로 선택하고 싶지 않다 라는 마인드로 오히려 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싶다는 마음에 ‘영어영문학’을 선택했다. 국문학을 선택할까 하다가 그래도 그나마 영어는 중요하니까 영어영문학을 선택했더랬다. 20살 초반에 나는 정말 ‘돈’에 대해 무지했고 경제지식은 전무했다.
대학 다니며 타 학과 수업을 들었던 것 중 돈과 관련되었던 수업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회계원리’라는 수업이었다. 경제학과 1학년 기본 전공수업이었는데 대차대조표니 부채, 자산 등의 개념을 그저 학점 받기 위해 알아야 하는 지식 정도로 생각했고 흥미도 없어서 B학점 정도 받고 그 후로는 관련 수업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지금은 엄청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대학시절 왜 돈에 대한 가치를 그렇게 저 발끝으로 밀어놨나 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래도, 예쁜 옷을 살래도, 전공서적 하나 살래도 ‘돈’이 필요한건 자명한 사실인데 왜 나는 그 돈의 가치를 그렇게 홀대하고 ‘돈’을 싫어했는가.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돈을 밝힌다’고 생각하고 그런 모습을 경멸하고 나는 숭고한 척을 해왔던 것인가?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이 없으니 당연히 그 방법을 알고자 하지도 않았다. 그 때 당시 내가 읽었던 책 목록은 90% 이상이 ‘문학’작품에 국한되었다. 그 와중에 전공서적은 공부를 위해 봤었고.. 내 전공, 부전공 모두 ‘먹고 사는 일’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 경제적마인드는 거의 0(zero)에 가까웠다. 부모님도 그저 대학에 다니는 나를 바라보고만 계셨을 뿐이고 돈에 대해서 어떠한 가르침이나 경제지식을 심어준 적은 없었다.
좋은 직장에 가라는 말을 하지는 않으셨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부에 대한 가르침은 없었다. 오히려 우리 부모님은 안빈낙도, 근검절약,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노동자의 가치관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다. 방에 불은 꼭 꺼야 하고 불필요한 외식은 하지 않으며 필요 이상의 용돈을 주시지 않았다. 부족하게 살았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넉넉하게 살았던 것도 아니다. 부모님은 내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귀농을 하셨고 아버지 고향으로 가셔서 건강을 위해 자연과 함께 살게 되셨다. 지금도 그 곳에서 두 분은 자신들만의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고 계신다.
사회로 나오기 전 나의 경제마인드는
돈을 터부시한다
돈의 가치를 낮게 생각한다
돈을 좋아하는 사람을 나쁘게 생각한다
돈을 밝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사스럽다고 생각한다
돈이 없어도 뭔가 다른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돈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다
당연히 어딘가에 취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사업, 창업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만 대학생이 되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주식’이었고 나름대로 주식에 대해서 알아보기도 했지만
계좌개설이라거나 투자를 시작하지는 못했고 그 상태로 30대 중반을 앞두고 있게 되었다.
돈을 중요하게 생각한 적은 없지만 왜 주식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걸까? ㅎㅎ
그 부분은 아직도 미스테리이다. 저렇게 돈에 대한 마인드가 정말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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